세금은 늘 투자자들의 선택을 바꾸는 요소다. 특히 직장인에게 세금 변화는 단순한 숫자 조정이 아니라, 하루아침에 투자 전략 전체를 바꾸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2025년 7월 31일 발표된 세제 개편안은 단순한 세율 조정이 아닌, 개인 투자 방식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변화다. 직장인 입장에서는 이제 이 흐름을 모른 척할 수 없는 시점이 온 셈이다.
직장인 투자자, 실속 챙기려면 달라져야 한다
직장인은 늘 시간이 부족하다. 아침부터 퇴근 전까지 꼼꼼히 종목을 살펴볼 여유가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래서 자동매수 자동이체, 장기 보유, ETF 중심 분산투자 같은 방식이 맞는다. 그런데 이번 개편은 이런 전략에도 체크가 필요하다고 알려주고 있다.
예전에는 “배당률 높은 종목 괜찮겠지” 하고 진입했다면, 이제는 “고배당 요건을 충족한 기업인지”를 먼저 확인해야 한다. 단순히 배당률만 높다고 무조건 유리한 것이 아니다. 더 나아가서 거래 횟수를 줄이는 전략까지 병행해야 실질 수익을 지킬 수 있다. 결국, 투자 방식의 기준을 세금 중심으로 다시 정비해야 하는 상황이다.
배당세, 실질 수익률을 가르는 기준
배당소득세 구조가 바뀐다는 건, 투자 의사결정 방식 자체를 바꾸는 일이다. 기존엔 배당소득이 연 2,000만 원을 넘으면 고율 종합과세 대상이 되어 최대 약 49.5%까지 세금을 내야 했다. 그런데 이제는 일정 기준을 충족하는 고배당 기업에 대해서는 35%의 분리과세가 가능해진다.
요건은 두 가지다. 첫째, 배당성향이 40% 이상일 것, 둘째, 최근 3년 평균 대비 배당금이 5% 이상 늘어난 기업일 것. 이를 만족하지 않는 기업의 배당에는 여전히 종합과세가 적용된다. 즉, 이제는 단순히 배당률만이 아니라 ‘세금 조건 충족 여부’를 종목 평가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
예를 들어 연간 배당금 5,000만 원을 받는다면, 기존 방식에서는 세금 약 1,600만 원을 부담해야 했다. 하지만 요건을 충족하는 기업에서 받을 경우 실제 부담은 900만 원 수준까지 줄어든다. 세후 수익의 차이는 연간 수백만 원 이상. 장기적 관점에서는 그 차이가 수천만 원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
게다가 배당소득 기준의 변화는 보험료 산정에도 영향을 준다. 기존에는 연 2,000만 원 이상일 때만 반영됐지만, 앞으로는 1,000만 원 이상으로 기준이 낮아질 수 있다. 배당 전략을 짤 때는 꼭 건강보험료 부과 기준도 같이 계산에 넣어야 한다.
거래세, 단타보단 분할매수 전략으로
코스피 거래세가 0.15%에서 0.20%로 오르는 것은 언뜻 작아 보인다. 하지만 자주 매매하는 투자자에겐 누적 부담이 상당하다. 예를 들어 한 달에 1,000만 원씩 매매한다면, 기존엔 거래세로 약 18만 원을 냈지만 이제는 24만 원 이상이 된다. 연간 기준으로 보면 수십만 원의 차이가 생긴다.
직장인 입장에서는 실시간 매매나 단타가 어렵다. 자연스럽게 거래 횟수를 줄이고, 일정 금액을 분할 매수하는 전략이 효과적이다. 자동이체를 걸어 두고, 일정 금액이 정기적으로 ETF나 우량 종목에 투자되도록 해두는 방식이다. 나중에 리밸런싱 하는 정도로만 매매 계획을 간소화하면 거래 세금 부담은 줄고, 심리적 피로도 줄어든다.
또한 분할 매수는 말 그대로 평균 매입 단가를 낮추는 전략이기도 하다. 장기 우상향 구조의 시장에서는 작은 하락장이 오히려 기회가 될 수 있고, 그럴 때마다 더 많이 매수해 수량을 확보하면 결과적으로 유리한 포트폴리오가 된다.
종합 전략 — 세금을 피하지 말고 활용하라
이번 세제 개편을 통해 알게 된 가장 중요한 사실은, 세금은 단순히 피하는 것이 아니라 전략의 일부로 설계해야 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고배당 조건을 갖춘 종목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되 받은 배당금 중 일부는 재투자, 일부는 비상 자금으로 구분하는 구조를 만들 수 있다.
또한 전체 자산의 일정 부분은 해외 ETF, 채권, 리츠 등 다양한 자산 군을 활용해 분산 투자하는 전략도 유효하다. 이는 세금 부담뿐 아니라 시장 리스크도 함께 줄여주는 효과가 있다.
그리고 중요한 건 반복적인 점검 습관이다. 연 1~2회 정도 보유 종목의 배당성향, 거래 빈도, 수익률, 실제 세금 부담 등을 점검해 보는 것이다. 이를 통해 세후 수익 기준으로 포트폴리오를 조정할 수 있다. 수익률만 강조하는 시대는 끝이다. 이제는 얼마나 남겼는지가 더 중요한 시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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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량적자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