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주주 기준이 또 바뀐다. 종목당 50억이었는데, 이젠 10억만 넘으면 양도세 낸다. 겉으론 "대주주 과세 강화"지만, 실상은 일반 투자자까지 대주주로 끌어들이겠다는 얘기다. 특히 직장인처럼 매달 꾸준히 투자해서 자산 키우던 사람들에겐 은근 타격이 크다.
10억 기준, 생각보다 가까운 숫자다
누가 10억씩이나 한 종목에 넣겠냐고? 솔직히 예전엔 그랬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2020년 이후로 삼성전자, 네이버, 카카오, 2차 전지, AI 관련 주 오르면서 수익 본 사람들 많다. 월급 모아서 5~6년 투자하면 10억은 현실적인 숫자야.
직장인 중에서도 고 연봉자, 또는 1주일에 한 번씩 테마주 매매하는 사람은 특정 종목에 몰빵한 경우도 많다. 코스피 상승기 때는 계속 모아서 10억 넘기는 게 그렇게 어렵지 않았다. 문제는 지금부터다. 한 종목이라도 평가액이 10억 넘어가면 대주주로 분류돼서 양도세를 따로 낸다. 과세표준 따라 최대 25%까지 나올 수도 있다.
게다가 이건 개인 단위가 아니고 '종목 기준'이다. 예를 들어, 부부가 각각 삼성전자 6억씩 갖고 있어도 합쳐서 12억이면 둘 다 과세 대상이다. 증여하지 않는 이상, 피하기도 어렵다. 그래서 지금 10억 기준이라는 게 단순히 큰 숫자 하나 바뀐 게 아니라, 투자자 전체 전략을 바꾸라는 말이나 다름없다.
세금, 수익 날수록 무겁다
양도차익이 커지면 세금도 같이 커진다. 이건 누구나 아는 얘기지만, 막상 직접 내보면 체감이 다르다. 예를 들어, 삼성전자를 8억에 사서 10억에 팔았다 치자. 2억 차익 중 일정 부분은 기본공제하고, 나머지에 대해 20~25% 세금 붙는다. 지방세까지 합치면 진짜 부담스럽다.
거래세는 또 따로다. 주식 팔 때마다 0.2%씩 뗀다. 수익과 상관없다. 손해 봐도 낸다. 하루에 1억 매매하면 2만 원은 그냥 빠진다는 거다. 자주 거래하는 사람일수록 체감이 세다.
세금이 늘면 자연스레 매도 타이밍도 꼬인다. 그냥 오르면 팔면 되는 게 아니라, "지금 팔면 얼마 세금 나갈까?"부터 계산해야 한다. 괜히 실현 수익 줄이려고 매도 미루다 타이밍 놓치기도 쉽다. 특히 12월 연말 되면, 세금 회피하려고 다 같이 매도하면서 주가가 우르르 빠진다. 여기에 또 끌려다니는 거다.
대안은 분산과 시간차 전략뿐
그렇다고 그냥 세금 내고 말자는 사람은 거의 없다. 대부분은 방법 찾는다. 제일 먼저 할 수 있는 건 포트폴리오 쪼개기. 한 종목에 10억 몰리지 않도록 여러 종목으로 나눠 놓는 거다. 삼성전자에만 10억 있는 사람은 그걸 3억씩 끊어서 삼성, SK하이닉스, 삼성SDI로 분산시키는 방식.
두 번째는 '타이밍 분산'. 예를 들어 주가가 많이 올랐고 10억 넘은 게 확실하면, 한 번에 다 파는 게 아니라 분할 매도로 세금 분산시킨다. 예를 들어 6월에 절반, 9월에 절반, 이렇게 쪼개면 각 매도 시점마다 과세 대상도 다르고, 연간 기준도 따로 볼 수 있다.
세 번째는 ETF나 해외 주식 활용이다. 국내 주식 말고 해외 주식이나 ETF는 이 기준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롭다. 물론 세금 자체는 다르지만, 종목당 10억 기준 같은 건 없다. 특히 S&P 500이나 나스닥 ETF는 장기투자하기에도 나쁘지 않다.
네 번째, 절세 목적의 증여도 고려해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부모가 자녀에게 일부 주식을 증여하면서 대주주 기준에서 벗어나거나, 세금을 이월시키는 방식이다. 물론 증여세 문제가 따르긴 하지만, 경우에 따라선 양도세보다 유리할 수 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그냥 장기보유 전략을 쓰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매도를 유보하고 배당 위주로 수익을 얻는다면 세금을 이연 시킬 수 있다. 특히 배당소득 분산 구조를 잘 짜면 매년 세금 부담도 일정 수준으로 유지할 수 있다.
마무리
지금의 세법 개편, 겉으론 일부 고액 자산가 타깃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평범한 직장인 투자자까지 포함된다. 10억은 이제 그렇게 먼 숫자가 아니다. 3년, 5년 열심히 모은 결과가 고스란히 세금으로 나갈 수도 있다.
이럴 땐 전략이 필요하다. 분산, 분할, 그리고 계획. 함부로 매수하지 말고, 보유 종목과 금액 계속 체크하면서 유연하게 움직여야 한다. 그리고 이 모든 걸 '미리' 해야지, 세금 나오고 후회하면 늦는다. 시장보다도 무서운 게 세법이다. 이젠 투자만큼 세금 공부도 필수다.
내계좌의영광
By 한량적자유